결혼하고 초창기 때였나 봐요. 가족 생일을 맞아 기분 좋게 알람까지 맞춰두고 일찍 일어나 소고기 미역국을 끓였습니다."어려운 거 없겠지" 하고 마트에서 산 건미역을 뜨거운 물에 팍 불려버리고, 참기름을 아낌없이 두른 뒤 센 불에서 고기와 미역을 달달 볶았죠. 그리고 물을 한꺼번에 가득 부어 푹 끓였습니다.식탁에 내놓고 가족이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습니다. 미역은 씹을 때마다 툭툭 끊어지고 곤죽처럼 물러져 있었으며, 참기름은 과하게 볶여서 국물 위에 둥둥 뜨고 약간 쓴맛까지 났습니다. 간은 또 왜 안 맞는지 국간장만 왕창 넣어서 국물 색깔은 거의 한약재 수준으로 거뭇하고 짰어요. 그날 결국 외식을 하며 호되게 깨달았습니다. "미역국은 다 똑같은 국이 아니구나!" 하고 말이죠.그 실패 ..
어제 오후, 출출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야심 차게 주방에 들어가 뚝딱뚝딱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식탁에 내놓으며 "와, 우리 아들 좋아하는 떡볶이다!" 하고 자신있게 건넸는데, 한 입 먹어본 아이가 골똘히 생각하더니"엄마... 이건 그냥 고추장 풀은 물에 떡 넣은 맛이야..."라며 진심 어린 실망감을 내비치더라고요. 그 한마디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승부욕이 활활 타올라, 그날 밤부터 유명한 떡볶이 맛집들의 레시피와 골목 상권 비법들을백방으로 찾아보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사장님들의 인터뷰, 물과 장의 비율, 불의 세기까지 직접 수십 번의 실험(?)을 거친 끝에 드디어'밖에서 사 먹던 그 묘한 감칠맛과 쫀득함'의 결정적 비밀을 알아냈습니다.오늘은 집에서도 냄비 하나로 분식집 아줌마의 손맛을 완벽하게 재현하..